장어 4총사가 있다. 우리가 장어라고 하는 우나기는 민물장어인 뱀장어를 말한다. 스시야의 오마카세 마지막을 알리는 아나고(穴子 붕장어, 바다장어), 여름철에 샤브샤브로 즐기는 하모(鱧 갯장어) 그리고 장어라고는 하지만 원구류인 꼼장어(먹장어)가 있다.
다른 3종이 바다에서 서식한다면, 우나기는 어린 치어(白子 시라스)일 때를 제외하고는 민물에서 산다. 우나기라는 이름에는 두가지 썰이 있다. 하나는 무나기(むなぎ)가 우나기로 변했다는거다. 무는 몸을 뜻하고 나기는 길다라는 뜻이다. 그리고 가슴(胸 무네)이 황색(黄色い 키이로이)이어서 무나기(胸黄)가 되었다는 썰도 있다. 일본어 한자로는 물고기 어(魚) 옆에 길다는 뜻의 만(曼)이 있는 것으로 본다면 첫번째가 더 신빙성이 높다.
우나기 요리로는 우나동(うな丼), 우나쥬(うな重) 그리고 나고야의 명물 히츠마부시가 있다.우나동에서 동(丼)은 돈부리(どんぶり)의 돈이고, 쥬는 여러단으로 이루어진 찬합인 쥬바코(重箱 사진2)에서 하코(箱)가 생략된 말이다. 한국인 여행자들이 가장 헷갈려하는 게, 타레를 발라 구운 우나기 카바야키를 밥위에 올리는 것은 같은데 무슨 차이가 있을까다.
식당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우나동과 우나쥬는 같은 재료를 사용한다. 단 양은 우나쥬가 우나동의 1.5배 정도다. 즉 그릇과 양만 다르다. 그냥 우나동의 일반 사이즈에 일본식 꼽배기인 오오모리를 하면 되는데 왜 굳이 우나쥬를 만들었을까. 에도시대후기에 진한 간장타레를 바른 우나기 카바야키가 나오자 흰밥과의 조합에 사람들이 열광했다. 덩달아 전문식당들도 많이 생겨나 에도(도쿄)에만 800곳이 넘었다고 한다. 심지어 이들 식당들의 맛평가를 하는 番付表(순위표, 원래는 스모선수들의 랭킹을 적어놓은 표)까지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메이지시대에 들어와 우나동을 배달하기시작했는데, 이때 쥬바코(重箱)를 사용해 아래 위의 쥬바코에 온수를 넣어서 우나기가 식지않게 했다. 그리고 이렇게 쥬바코에 넣은 것이 두껑도 있고 좀더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어 널리 사용하게된 것이다.
히츠마부시라는 메뉴는 카바야키된 우나기를 잘게 잘라 밥과 섞어먹는 나고야의 향토요리로 유명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1873년 나고야에 오픈한 아츠타호라이켄(あつた蓬莱軒)의 등록상표다. 먹는 방법은 밥을 십자로 그어 1/4씩 나누어 처음에는 밥과 장어를 따로 먹고 다음에는 파, 와사비 등의 야쿠미를 섞어먹고, 다음에는 다시나 오챠로 오챠츠케로 먹는다. 마지막은 가장 맛있었던 식으로 먹는다. 푸드마케팅의 훌륭한 스토리텔링 기법이다.
히츠마부시란 히츠(櫃)라는 둥근 나무그릇의 밥에 카바야키를 마부시(まぶす뭍히다, 바르다)한다가 어원이다. 우나동이나 우나쥬와 같이 한마리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잘게 잘린 우나기를 올린 형태를 묘사한거다. 히츠마부시가 나온 배경으로 두가지 썰이 있는데, 하나는 부스러진 우나기를 활용했다는 것과, 또 다른 하나는 배달했을때 여러사람이 나눠먹는데 편리하게 할려고 했다는 거다.
PS1 장어를 굽는 방법은 카바야키와 시라야키가 대표적이다. 시라야키(白焼き)는 타레를 바르지않고 그냥 굽는 것을 말한다. 반면 타레를 발라서 굽는 것을 카바야키(蒲焼き)라고 한다. 카바야키에서 카바는 식물인 부들(사진 3)의 일본어라고 생각하면 된다. 에도시대 이전까지는 우나기를 그냥 부츠키리(ぶつ切り 툭툭 자르는것)해서 구웠다. 오뎅을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이런 모양이 부들과 닮아서 카바야키라고 했다. 에도시대 초기부터는 현재와 같이 우나기를 배를 갈라 넓게 펴서 굽기시작했는데, 이름은 그대로 남은거다.
PS2 한국의 복날에 삼계탕을 먹듯이 일본에서는 장어의 날인 도요노우시노히(土用の丑の日)가 있다. 도요는 입춘, 입하, 입추, 입동 직전의 18일간을 말하고 우시노히란 12지의 소를 가리키는 丑(한국어는 축, 일본어는 우시)를 말한다. 일년 사계절에 다 도요노우시노히가 있지만 실제로는 여름철에만 적용된다. 올해는 7월 23일과 8월 4일 두번이 있다. 이날의 유래는 에도시대에 제철인 가을에 비해 여름매출이 떨어진 장어식당들이 당시 유명한 학자인 平賀源内(히라가 겐나이)에게 상의한 결과, 우시의 날에 우가 들어간 우나기를 먹는것으로 연결시키면 어떠냐고 제안받아 판촉을 했다고 한다.